‘조선족 혐오’ 영화 청년경찰에 법원 “사과하라”

hikorea

영화 ‘청년경찰’이 조선족 동포들을 범죄 집단으로 그린 데 대해 법원은 “부정적 묘사로 불편함과 소외감을 느꼈을 동포들에게 사과하라”라고 권고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특히 법원은 “특정 집단에 편견이나 반감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혐오표현은 없는지를 충분히 검토할 것을 약속”하라고 권고해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표현을 오락거리로 사용해온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

지난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9-2 민사부(재판장 정철민 마은혁 강화석)는 지난 3월 조선족 동포 등 대림동 주민 60여 명이 영화 제작사 무비락을 상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제기한 사건에서 제작사 측에 사과와 재발방지를, 원고 측에 위자료 청구 포기를 권고했다.

배우 강하늘·박서준 주연의 ‘청년경찰’은 영화 배경인 대림동 지역을 경찰도 포기한 범죄의 소굴로 묘사하고 조선족 동포들을 장기밀매 조직으로 그려냈다.

이에 조선족 동포 등 대림동 주민들은 제작사가 표현의 자유 한계를 넘어선 인종차별적 영화를 제작·배급·상영해 인격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했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표현의 자유라며 제작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영화 일부 내용에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를 담은 허구의 사실이 포함됐다”라며 “비록 이 영화로 동포들에게 구체적인 손해가 발생했음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동포들이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화해를 권고했다.

이에 제작사 무비락은 “조선족 동포에 대한 부정적 묘사로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꼈을 원고들께 사과드린다”라며 “앞으로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 혐오표현은 없는지 충분히 검토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지난 4월 밝혔다.

원고 측은 “이번 법원의 결정은 영화 제작사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외국인 집단에 대한 부정적 묘사를 했다면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사법부 최초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단지 이 사건 영화 제작사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언론과 영화 관계자들이 이번 법원의 결정 취지를 경청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청년경찰